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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의 한국사]안정준 / 황해도에서 발견된 이상한 무덤의 주인공은?

by 볼로냐 2023. 7.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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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무덤 주인인 동수는 중국에서 태어나 활동하던 인물

형제의 싸움에 휘말리다
중국 모용인이 고구려군을 수차례 물리치며 요동 지역에 자리를 잡았고 그는 인망을 얻어 군부에서도 따르는 사람이 많았는데 그중 한 명이 동수. 다른 곳으로 부임해서도 동수는 옛 주군인 모용인과 유대 관계가 각별한 편이었다.

모용씨 세력을 안정적으로 이끌던 모용회가 333년에 사망하고 셋째 아들 모용황이 수장이 되지만 이로 인해 형제들 사이에 갈등이 생겼다. 모용인은 부친의 장례를 치르러 왕국에 들렀다가 자신처럼 불만인 동생 모용소를 만나고 은밀하게 힘을 합친다. 

거사 날짜까지 잡았지만 누군가의 밀고로 들통이나 모용소를 처형당하고 모용인을 치기 위해 토벌군을 보낸다. 동수는 모용황의 휘하에 있었지만 모용인의 진지가 있던 요동군의 지리를 잘 알아 정벌군의 장수로 선발된다. 그때 당시 57세인 동수는 일단 어떻게 할지 상황을 지켜보기로 한다. 

모용인이 세력을 잡게 되자 동수는 조용히 모용인 수하로 들어간다. 그런데 1년후 모용황이 직접 군대를 이끌고 모용인 세력을 정벌하고 요동성을 정복한다. 모용황은 기세를 몰아 자신을 배반한 자들은 처형하고 마지막으로 동생인 모용인을 죽인다. 그때 동수는 살아남기 위해 모용씨 세력과 수년째 전쟁 중인 고구려로 도망가게 된다. 

살기 위해 고구려로 망명하다
동수가 망명해오자 고구려의 고국원왕은 모용씨와 원수처럼 지내고 있었던지라 군사 참모도 지낸 내부 사정을 잘 아는 동수를 활용하기로 한다. 그러나 모용황의 세력이 엄청나서 고구려는 완전히 밀리게 되고 고구려는 배신하고 넘어온 자들은 다시 본국으로 돌려보내는 지경에 이른다. 그 와중에 살아남기 위해 동수가 한 일은?



고구려의 이주민 유치 작전


격변과 혼란의 동아시아
전쟁으로 많은 것을 빼앗긴 고구려는 이주민들이라도 정착시켜야 할 지경이다. 장기적으로 국가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인구를 증가시키고 농사를 짓는 등 일을 해서 재정을 탄탄하게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치열한 이주민 유치 경쟁
이주민 입장에서는 같은 조건이라면 동쪽에 한참 치우친 고구려보다 가까운 모용씨의 영역으로 들어가길 선호했다. 실제로 모용씨 세력은 많은 이주민을 유치했고 국력을 신장시키는데 도움을 받는다.
 
 그때 활약하게 되는 동수. 이주민들은 고향을 떠나 살더라도 자기 출신 지역 사람들과 집단을 이루고 싶어 하는 것을 이용한 것. 즉 새로운 터전에서 자기 고향 사람들과 단절되지 않은 채 이전의 전통과 문화를 유지하며 살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평안도와 황해도 일대에는 고구려 때 만든 중국식 무덤이 많이 발견되었다. 

동수는 요동과 요서 지역에 살던 사람이기에 그 지역 출신 이주민들에게 나름위 권위릴 내세울 수 있어고 고구려는 그런 동수에게 이주민들을 맡아 관리하는 임무를 맡기게 된다. 그렇게 살아남기 위해 드라마틱한 삶을 살아낸 동수와 달리 위용을 떨쳤던 모용황은 동수보다 9년 앞서 불의의 낙마 사고로 사망했다. 69세의 천수를 누린 동수와 달리~

 
정말 인생이란 참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기세등등하던 한 나라를 호령하던 인물이 그렇게 이리 저리 살 요량으로 도망치며 힘겹게 살아온 동수라는 나이도 9살이나 많은 사람보다 일찍 그것도 말에 떨어져서 죽었다니...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게 인생이다. 오랜만에 재미있는 이해도 쉬운 역사책을 만나서 반가웠다.




반전의 한국사
다른 나라 역사에 비해 유독 우리 역사에 재미를 붙이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시험 문제를 풀기 위해 시대별, 지역별로 쪼개놓은 교과서가 떠오르기 때문일까? 선과 악, 승자와 패자, 애국과 매국이라는 이분법적 틀 안에서 획일적으로 해석되고 왜곡되는 지식과 정보에 질렸기 때문은 아닐까? 『반전의 한국사』는 일국사 중심의 조각난 지식과 투박한 인과관계 너머, 동아시아 국제무대 한가운데 놓인 우리 역사의 다른 얼굴들을 그려낸다. 그곳에는 사이좋은 삼국도, 정직하고 평등한 외교도, 위대한 한민족의 후예도 없다. 끊임없이 변하는 힘의 관계 속에서 생존과 이익을 위한 암투와 혈투, 책략과 모략이 넘쳐나는 가운데 예상치 못한 반전과 충격적 결말이 손에 땀을 쥐게 한다. 주요 사건들을 순서대로 나열한 통사나 ‘국뽕’이 가득한 억지 논리에서 벗어나 다양한 인물들의 선택과 우연이 복잡하게 얽혀 만들어내는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반지성주의의 함정에서 벗어나 인간사와 세상일을 깊이 있게 이해하는 날카로운 안목을 얻을 수 있다.
저자
안정준
출판
웅진지식하우스
출판일
2022.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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